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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Mac

1년 4개월 만의 맥북 개봉기 겸 1년 4개월 간의 사용기

개봉기 


 맥북이란 것을 처음 접한 건 2011년 학과 선배 중 한 명이 학교에 들고 온 걸 보고선 와 더럽게 예쁘네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나중에 가격을 듣고선 충격을 받았고 내가 저걸 사서 쓸 일은 없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2년간 장애인 복지관에서 내 멘탈을 분해, 재구축을 하고 복학을 하고선 어댑터의 무게까지 포함하여 3Kg을 가볍게 넘어가는 구형 삼성 센스 노트북 RF511과 전공 책을 들고 다니면서 가뜩이나 디스크를 달고 사는 허리와 어깨에 엄청난 부담을 느끼면서 매일 노트북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을 하곤 했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정도의 사양에서는 너무나 비싼 가격대에 질려 포기하곤 했었는데 마침 운 좋게 장학금과 연구과제 참여 학생 인건비를 꽤 크게 받아서 부모님의 손을 안 빌리고 내 능력으로 노트북을 충분히 바꿀 수 있는 상황이 도래하였던 것이다.


사실 처음에는 맥북은 그림의 떡과 같은 느낌이었다. 졸업작품을 같이 만들던 형이 맥북을 쓰면서 아이폰과 맥의 연동성, 프로그래머로서 여러 OS와 개발 환경을 경험해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점, 디자인이 죽여준다는 점 등등 여러 장점을 설파하면서 나에게 맥북에 대한 지름욕을 부추겼고 다른 형은 삼성 시리즈 9을 보여주면서 뭐 하러 큰 돈을 들여서 맥북을 사느냐 맥북 3분의 2의 가격으로도 충분히 이런 노트북을 살 수 있다. 사용하기도 힘들고, 무겁고 비싼 걸 왜 사느냐라는 얘기를 하면서 커지는 지름욕구에 찬물을 끼얹고는 했다.

 틀린 말은 아닌 게 윈도우 천국인 우리나라에서 맥북을 사용하는 사람은 그리 많이 볼 수 없는 상황이었고 (심지어는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는 우리 학과에서도 몇 볼 수 없었다.) 하드웨어 사양에서 맥북에어는 가볍지만 부족하고, 맥북프로는 하드웨어 사양은 충족하지만 꽤 무거운 무게로 인해 기존에 쓰던 노트북이 무거워서 바꾼다는 명분을 해치고 


하지만 장학금이 들어오고 시간이 지난 후 연구과제비가 통장에 들어온 액수를 보고 모든 고민을 버린 채 맥북 프로 레티나를 사기로 결정해버렸다. 포스터치가 적용된 2015년형 모델이 국내에 출시 직전이었고 애플 공홈에서 주문하는 게 제일 안전하지만 금액을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에 오픈마켓에도 물량이 풀리는 것만을 기다리다 G마켓에서 ssd 512에 ram 16으로 업글한 CTO로 구매를 했었다.


운 좋은건지 재고처리를 당한건지는 몰라도 원래 CTO로 주문하면 2주가량 시간이 필요한데 내가 원하는 조건의 모델이 재고품이 있어서 바로 받아 볼 수 있었다.



- 큰 택배 상자를 뜯어보니 에어캡으로 둘러싸인 애플 특유의 제품 포장 상자가 들어있었고 고놈을 설레는 마음으로 뜯어보니 MacBook Pro라는 모델명이 바로 보였다. 요렇게 박스를 뜯으면 바로 모델명이 보이는 것도 애플의 제품 포장, 판매 전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 비닐로 쌓여진 제품 박스를 꺼내니 심장이 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 아무도 손대지 않은 지문 하나 없는 맥프레를 보니까 아 내가 이 걸 샀구나 이제 이걸 내가 쓰는구나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아마 이 순간이 물건을 살 때 제일 설레는 순간 아닐까?








- 박스 안의 구성품들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겠다.





- 맥프레를 감싸고 있는 비닐을 벗기는 순간!!!!





- 여기서 조금 당황했던 것은 형들이 쓰던 맥북은 전원이 꺼져도 트랙패드 클릭이 가능했는데 내가 구매한 모델이 포스터치 적용모델이란 것도 망각하고 눌러도 클릭되는 느낌도 없고 반응도 없어서 조금 당황했었는데 검색해보니 포스터치라 전원을 끄면 아무 반응이 없는 것이었다.





- 시작하기!!!



사용기


 맥북을 구매하고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이 시점까지 정확히 하면 1년 4개월이 지났다. 손에 넣는 순간부터 일부러라도 더 사용을 하려고 노력을 했었는데 100% OS X만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정말 본전을 뽑고 있다 생각 들 만큼은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다 프로그래밍으로 밥 벌어먹고 사는 입장이 되었는데 맥북은 성능, 디자인, 휴대성에서 모두 만족스러운 디바이스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 생각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국내 환경에서는 부트캠프나 패러랠즈를 꼭 사용해야 할 것 같다는 점

 학과에서 수업을 배울 당시에는 안드로이드나 아두이노를 주로 코딩하였기 때문에 OS X 상에서도 충분히 작업을 할 수 있었지만 졸업을 앞두고 웹 프로그래밍 쪽으로 진로를 잡으면서 오라클을 자주 사용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부트캠프와 패러렐즈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뭐 사실 OS X 상에서도 충분히 개발 가능하지만 배운 건 윈도우 환경 상에서 개발하는 것이었고 다루는 도구들도 거의 윈도우 환경에 맞추어진 도구 들이다 보니 OS X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도구들을 찾을 여력이 없었다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그리고 문서 작업은 확실히 패러렐즈가 있는 것이 편할 것 같다. 한컴도 그렇고 오피스도 그렇고 맥용 프로그램 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긴 하지만 단축 키나 인터페이스도 윈도우에 익숙하고 완성도도 윈도우 버전이 더 높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 책상 위를 찍은 모습 레인 디자인의 m스탠드 위에 맥프레를 거치해 놓았다. 요즘 내 윈도우 데스크탑은 게임용 머신...

고시원에서 8개월간 생활할 때는 기계식 키보드를 맥에서도 사용하다 데스크탑에서도 사용하다 했었는데 집에 와서 케이블을 다 정리 해 놓으니까 그렇게 사용하기는 좀 힘든 것 같다. 

로지텍 mx 마스터는 멀티 페어링이 가능해서 한 개의 마우스로 데스크탑, 맥북을 다 사용할 수 있는데 키보드는 그게 힘드니까...

멀티페어링을 지원하는 기계식 키보드로 필코 마제스터치가 있긴 한데 워낙 고가의 제품이라....

만만한 로지텍 블루투스 키보드를 하나 사서 간단한 웹 서핑이나 맥북을 사용할 때는 그걸 사용해봐야 할 것 같다.





-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유료 어플을 구매하여 사용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적어졌었는데, 이 놈의 맥용 어플들은 가격대가 높아서....

구매해 놓고 정말 만족하고 있는 Duet Display를 아이패드 프로 9.7과 연결해서 사용하는 중 정말 편한 것 같다.




- 맥북을 처음 구매 했을 때 케이스를 씌우고 다닐지 아님 필름만 부착하고 파우치에 넣어 다닐지 정말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필름을 붙이기로 하고

JCPAL에서 나오는 보호필름이 기본 맥북의 질감과 제일 비슷한 것 같아서 이걸 부착하고 아직까지 잘 사용하고 있다. 필름 덕분에 스티커 같은 걸 붙이는데 부담감이 없어서 이것저것 붙여 보고 싶은것들도 막 붙이고 지낸다.




- 회사에서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정말 잘 쓰고 있는 기능 중에 하나 일정관리, 메일, 어플, 패러렐즈, 사파리 이것저것 잔뜩 띄워놓고 화면 전환만 해가면서 일을 하니까 집중도 있게 여러 일을 처리 할 수 있는 것 같다.



정말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쓰다 보니 생각 정리도 잘 안 되고 생각한 대로 글도 잘 못 쓴 것 같다...

개봉기, 사용기라기보다는 그냥 소감? 단상? 이런 걸 막 적은 느낌......


아 그리고 혹시 맥북을 구매할지 말지 고민 중인 사람들이 있다면 이런 얘기들을 해 주고 싶다.

내가 생각했을 때 노트북의 가장 큰 목적은 가벼운 휴대성인데 맥북은 사실 요즘 나오는 다른 노트북들에 비해서 그렇게 가벼운 디바이스는 아닌 것 같다. 맥북 보다 가볍고 비슷하거나 고사양의 제품을 구매하려면 어차피 100 만원은 넘어가지만 그래도 맥북보다 가벼운 노트북들도 많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정말 맥 사용자들에게 가혹할 정도로 윈도우 공화국이라는 점...

나도 처음에는 되도록이면 부트캠프나 패러렐즈 없이 이왕 맥북을 사용하는데 OS X만 사용해보고 싶었는데 결국은 부트캠프도 설치하고 패러랠즈도 구매해서 사용 중이다... 특히 문서 작업과 은행 등 Active X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좀 정리를 해 보면


1. 그냥 맥이 써보고 싶다.

2. 프로그래밍을 하는 사람으로서 다양한 OS 환경을 경험해 보고 싶다.

3. 무게가 조금 나가도 내 신체는 견뎌낼 수 있다.

4. 부트캠프나 패러렐즈를 사용해 윈도우 환경을 사용하는 귀찮음을 견뎌낼 수 있다.

5. 4.를 구성하기 위해 최소 256 이상의 용량을 가진 맥을 사용할 것이다.


아마 위에 3가지만 충족해도 맥에 실망하는 일 없이 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뭐 결론을 다시 한 번 더 정리하면 정말 잘 만든 디바이스와 OS라 나는 정말 너무 만족하면서 잘 사용하고 있고

OS X만의 매력을 좀 더 느껴보고 싶은데 윈도우 환경을 병행해서 사용해야 하는 일 때문에 안타까운 것 같다.


이상으로 두서없고 산만한 개봉기 겸 사용기를 끝마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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